부다페스트에서 사는 친구 덕분에 친구집에서 5일 정도 지내며 부다페스트를 짧게 여행했다. 이 글은 여행 정보도 맛집 후기도 아닌 그냥 내가 느낀 점이다.
무표정의 사람들 + 인종차별?
눈만 마주쳐도 웃어주는 미국에 살다 가서 그런지 헝가리 사람들의 무표정이 더 차갑게 보였다. 더군다나 나는 공항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길거리에서 술 마시는 헝가리 아저씨가 던진 병에 공격당해서 헝가리에 대한 첫인상이 전혀 좋지 않았다. 인종차별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술 취한 미치광이였을까? 이 이후에 딱히 인종차별이라 할 만한 것을 당하진 않았지만 헝가리에 사는 내 친구는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스타벅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하니 인종차별이 아예 없는 동네는 아닌 것 같다.
비둘기
도시라 그런지 비둘기가 엄청 많다. 나는 비둘기를 싫어한다. 특히 내 머리 위로 날아갈 때... 너무 싫었다...
낡은 건물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부다페스트 시내로 가는 공항버스에서 소련스러움..(?)을 느꼈다. 시내에 들어오니 오래된 예술적인 건물들이 관리가 전혀 안된 느낌으로 예쁘단 생각은 안 들었다.
담배
유럽에 왔구나 싶었다. 성별상관없이 담배를 엄청 피운다. 흡연구역이 따로 없는지 길빵도 엄청 한다.
영어
헝가리에 갔으면 당연히 헝가리어를 쓰는 게 맞지만, 내가 준비해 간 헝가리어는 köszönöm(Thank you)와 Szia(Hi) 뿐이었다... 젊은 세대들은 영어를 꽤 할 줄 아는데 조금 나이가 있는 로컬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을 때에는 아예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버려진 술병
부다페스트에 대한 내 첫인상을 최악으로 만든 아저씨처럼, 부다페스트는 길에서 술 마시고 아무 데나 쓰레기 버리는 놈들이 많은 듯하다. 아침에 산책을 가면 술병, 캔이 굴러다니는 것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그라피티? 반달리즘?
부다페스트가 더 낡고 더러워 보이는 이유는 어딜 가나 있는 요런 그라피티?/반달리즘? 때문이 아닐까?
대중교통
부다페스트 시내만 구경한다면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정도라 굳이 버스나 트램을 타지 않아도 되지만 걷는 게 싫다면 버스나 트램을 타면 된다.
정류장 티켓 자판기에서 살 수 있는 티켓으로 버스(공항버스는 따로 티켓 있음), 트램 모두 이용가능하다. 꼭 기계로 validation을 해야 하는데 안 할 시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 실제로 친구가 기계 오작동으로 validation을 못했는데 아무리 설명해도 검표원들이 들어주지 않아 벌금을 내었다고 한다... 외국인이라고 봐주는 거 없고 오히려 잘 모르는 외국인에 벌금 매기러 먼저 온다 하니 꼭 꼭 validation 해야 한다. 만약 기계 오작동으로 validation이 되지 않으면.. 그냥 내려라...
탄산수
유럽에 왔구나 싶었다 두번째. 탄산수! 나처럼 탄산수를 싫어한다면 핑크색 물을 사자. 탄산수는 파란색이고 핑크색이 그냥 물이다.
야경
야경이 예쁘다. 아니 국회의사당이 예쁘다.
외식
누가 헝가리가 싸다고 했나? 미국 인플레이션에 지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갔던 걸까? 외식물가는 전혀 싸지 않다. 물론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앉아 먹는 식당 메인 디쉬 하나에 평균적으로 2만 원 정도이다.
그리고 맛집 탐방하러 갈 도시는 아닌 것 같다. "와 너무 맛있다"라고 느낀 음식이 하나도 없었고 사진 속 양배추롤은 너무 짜서 사워크림(? 아니면 요거트인가 사진 속 하얀 것)이 없었으면 아예 먹지도 못했을 거다.
어딜 가나 평균 이상 빵
유럽에 왔구나 싶었다 세 번째. 빵은 뭘 사 먹어도 어디서 사 먹어도 한국/미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있었다. 사진 속 빵이 $3도 안한다.
쓰고 보니 부다페스트에 대해 좋은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도착하자 마자 안 좋은 일이 있어서였을까? 겨울에 가서 그랬을까? 피곤하게 일을 하며 여행해서 그랬을까? (미국 스케쥴 그대로 부다페스트에서 일하니 일하는 시간이 5PM - 2AM이었다.) 야경은 예뻤으나 그게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헝가리에 만약 다시 간다면 부다페스트는 굳이 가지 않아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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