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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이런 사람은 절대 미국에 오지마세요

by dankamhongsi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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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의 후유증인지 요즘 미국 생활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 내가 왜 계속 한국을 그리워하고 미국을 싫어하는지 생각해 보니 나는 미국에 사는 것이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 같은 사람들은 미국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에서 글을 써본다.

 

1. 운전을 못한다, 운전을 싫어한다

한국에 살면서 운전이나 자가용을 필요로 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은 대중교통이 정말 잘 되어있다. 한 도시 내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고속버스, 시외버스, 기차도 말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환승도 잘 된다. 시간표에 맞춰서 정시에 온다. 그냥 최고다.

 

미국은 몇몇 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도시들이 자가용이 필요하게 계획되고 만들어졌다. 내가 사는 지역을 예로 들자면 버스가 있지만 배차 간격이 아주 길고, 정해진 버스 시간표는 있지만 정시에 맞춰 서비스하지도 않는다. 운전사 부족 등의 이유로 취소되는 경우가 너무 많지만 그런 정보는 사전에 제공되지 않아서 알 길이 없다. 미국에서 대중교통은 가난한 사람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탈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어서 그런지 실제로 버스정류장은 노숙자들의 쉼터인 경우가 많고 마리화나 냄새를 풍기는, 별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노숙자들을 버스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운전을 못 하면 장을 보는 것도, 일을 구하는 것도 모두 힘들다. 그로서리 딜리버리 서비스도 있고 재택근무 잡도 있지만 운전을 할 수 없어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훨씬 줄어든다.

 

2. 미국의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더 눈에 들어온다.

내가 생각하는 미국의 장점은

 

1) 맑은 공기

한국에 살 때는 미세먼지로 매일 눈 찌푸렸는데 미국에선 맑은 공기가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물론 산불 시즌에는 공기가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기도 하지만, 일 년 중 대부분의 날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

 

2) 큰 땅덩어리

땅이 커 집도 건물도 모든 것이 다 크다. 큰 시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구 밀집도가 낮아서 여유롭게 다른 사람과 너무 가깝지 않게 내 공간을 즐기며 살 수 있다.

 

3) 자연경관 

셀 수도 없이 많은, 한국과 비교할 수도 없는 규모의 국립공원들. 크고 아름답다.

 

내가 생각하는 미국의 단점은

 

1) 총

길 가는 곳마다 총소리가 들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총기 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카페에서 일하던 시절 총기 무장 강도가 팁을 훔쳐갔다. 정말 별거 아닌 팁에도 총을 쓴다. 그만큼 총을 구하기가 쉽고 널리 깔려있다. 다행히 나는 쉬는 날이라 직접 내가 현장을 목격하진 않았지만 내 일터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는 그 사실이 너무 끔찍했다.

 

뉴스를 보면 해고 당한 전 직장동료에 의해 죽음을 당하거나, 초등학교에 간 자식들이 집에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다거나, 실수로 이웃집 초인종을 잘못 눌렀다가 죽음을 당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총기 사건 사고가 매일 일어나고 있다. 정말 매일 일어난다. 

 

'한국도 미친 사람이 칼 휘둘러 사람 죽인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총과 칼은 다르다. 미국에서 칼로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와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규제를 하려고 하지도 않지만 규제를 할 수 있는 단계도 넘어서서 사람들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카페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도 팁 강도 사건 이후로 총을 포스 밑에 두고 일했다. 한국에서 자란 나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치안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과 비교했을 때 미국 치안 좋지 않다. 차를 예로 들면, 차 부품을 떼어내 훔쳐가고, 주차된 차 창문을 부수고 물건을 훔쳐가는 건 기본이며 도대체 어떻게 하는지 차 자체를 훔쳐가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차 없으면 살기 힘든 이 나라에서 이런 사고를 당하면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3) 속 터지는 일처리

한국이 워낙 빠른 나라여서 그런지, 미국은 왜 이렇게 느리며 왜 이렇게 일을 못하나 싶다. 한국은 정확하고 효율적이고 빠르다. 내가 경험한 미국은 정확하지 않고 비효율적이고 느리다. 고객 센터에 전화하면 30분에서 1시간 홀드는 기본이다. 그렇게 기다려서 통화하는데도 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거나 틀린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직업의식이 없어서 그런지 잘못된 정보를 옳은 정보처럼 알려주는 경우가 너무 많다. 

 

운전 중 차가 퍼져서 자동차 보험 견인 서비스를 불렀다. 6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결국 친구 차 얻어 타고 집에 왔다.

 

4) 의료

최악이다. 병원 예약하려면 짧게는 몇 일에서 몇 개월, 심지어 다음 해에 의사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매달 적지 않은 만큼의 보험비를 내는 의료 보험이 있어도 디덕터블이니 코인슈런스니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 년에 약값 보험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그 한도만큼 보험혜택을 받으면 다음 해까지 약값 커버를 받을 수 없다.

 

카페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는 메디케이드라는 저소득층을 위한 국가 보험이 있었지만 심각한 복통에도 병원에 갈 수 없었다. 보험-병원이 네트워크로 묶여있는 미국에서 메디케이드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광염에 걸린 또 다른 친구는 병원 예약을 하기 전 구글에 예상 병원비를 먼저 검색했다. 예상 병원비가 $600이었는데, 아픔의 정도가 $600을 내야 할 만큼인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600을 내기 너무 아까워 집에서 자가 치료를 결정한 친구는 결국 방광염이 자궁까지 퍼져 더 비싼 돈을 내고 결국 병원을 가야 했다.

 

약국 테크니션으로 일한 친구가 말하길, 정말 돈이 없어 생명을 위해 꼭 필요한 약을 못 사고 돌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한다. 또 어떤 약들은 한 약국에서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내 앞사람은 약을 사 갔는데 나는 약을 못 사가는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도 했다. 

 

위 이야기의 사람들이 게으르고 바보들이라 돈 관리를 잘 못했기 때문에 저런 경험을 해야 했을까? 아니면 저축 잘하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미국 의료 시스템 문제일까?

 

5) 마약

마약을 구하는 것이 너무 쉽다. 마리화나 냄새는 어딜 가도 나며, 심지어 운전 중 앞 차에서 날아온 냄새도 아주 쉽게 맡을 수 있다. 다운타운 공중 화장실에서 메쓰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어 화장실을 폐쇄하기도 하고, 차 수색 중 펜타닐에 노출되어 쓰러지는 경찰도 많다.

 

남편 친구가 호기심에 LSD를 복용하고 경찰을 때려 교도소에 갔다. LSD는 내가 있는 주에서 불법인 마약이다. 하지만 그 친구는 경찰을 때린 것만 죄로 여겨져 교도소에 갔지 LSD에 대한 죄는 하나도 없었다. (미국에서 경찰을 때리는 것은 굉장히 큰 중범죄인데, 이 친구는 비싼 돈 주고 변호사를 고용해 결국 경범죄 2년 처리받고 풀려났다.) 물론 LSD는 다른 마약과는 다르게 중독성이 매우 낮다고 한다. 그래서 처벌하지 않은 걸까? 근데 그러면 법에 불법이라고는 왜 해놓은 걸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나라다.

 

6) 비싼 렌트비와 비싼 물가

모든 것이 overpriced 된 것 같다. 인건비가 높아서 그런 거라는데 왜 그 인건비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삶에 허덕일까? 월급의 1/3 이상을 주거비로 쓰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걸까?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지만 저축을 아예 못하는 사람도 많고, 왜 수중에 남는 돈은 훨씬 적은 걸까? 

 

7) 팁

내가 카운터로 가서 주문하고 픽업대에서 커피를 찾아오는 카페에서도 팁을 요구한다. 푸드트럭에서도 팁을 요구하고, 영화관에서 팝콘을 살 때도 팁 버튼이 뜬다. 고용주들이 줘야 할 돈을 왜 고객들이 줘야 하는 것인지 나는 이해 못 하겠다. 그리고 이런 식이면 맥도널드 스태프들은 왜 팁을 받지 못하는 건지 도대체 기준이 뭔지를 모르겠다.

 

코로나 이후로 미국인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팁 문화. 페이스북 글을 보다 보면 미국인들끼리도 팁에 대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팁 받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팁 낼 돈 없으면 외식하지 마라', '음식값에 팁 값이 포함되면 가격이 오를 걸 모르냐 바보들아?', '팁 없으면 생계유지도 안 되는 기본 시급만 받고 일해야 한다 이 이기적인 인간들아'와 같은 식으로 말한다.  고객들이 스태프들 월급을 주면 고용주들은 시급을 올릴 필요가 없다 (팁 버튼을 최근 추가 한 스타벅스가 좋은 예). 결국 팁 없이는 살 수 없는 구조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이것만 보아도 미국은 절대 팁 문화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미래에는 팁 버튼이 30%, 50%가 기본 세팅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나도 팁을 받는 바리스타일을 해봤다. 하지만 고객이 카드 결제 하는 경우 팁을 얼마나 주는 지 내가 보는 쪽 포스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팁을 안 준다고 고객에게 나쁜 마음을 가진 적도 없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도 팁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받으면 좋지만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가장 문제는 팁을 받는 사람들이 팁을 얼마나 투명하게 받냐인데, 업장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일했던 카페는 모든 팁을 사장이 거둬 다시 스태프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물론 전혀 투명하지 않았고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나는 어쩌다 보니 미국 남자와 결혼해서 미국에 살고 있다. 미국 남자를 선택했지 미국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삶이 이렇게 힘든 것 같다.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는 사람들에게 미국은 그들의 꿈을 펼칠 최고의 무대일지도 모르지만, 이 글을 읽고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면 미국행을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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