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생활

미국 Urgent Care 비용/후기

by dankamhongsi 2023. 7. 11.
반응형

며칠 전, 아침에 신나게 테니스 치고 집 돌아오는 길에 도넛을 먹었다. 이때가 아침 11시쯤이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배 한가운데, 명치(?) 쪽이 너무 아파왔다. 처음에는 체했나 싶어 Pepto Bismol을 먹었다. 그런데 통증은 더 심해졌다.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통증이었다. 보험은 있으나 디덕터블도 내야 하고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무서워 참고 또 참았다.

 

배를 따뜻하게 하면 좀 나아질까 싶어 hot water bottle도 배 위에 올려보고 온갖 짓을 다 해봤는데 통증은 더 심해져만 갔다. 5시 정도부터 온몸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피가 잘 안도는 느낌이 들었다. 손, 발, 심지어 입 안까지 온몸이 저렸다. 시간은 5시 30분, 30분 후면 urgent care가 닫는다. 저녁때까지 계속 아프면 응급실(ER)을 가야 하기 때문에 급하게 집을 나섰다.

 

Urgent care에 급하게 가서 환자 등록을 하고 증상을 말했다. 체온과 심박수를 측정하고 의사는 배 여기저기를 눌러보기도 했다. 의사는 여기서 아무런 장비 없이(CT나 피검사 장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나를 ER로 보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 이런 대답을 걱정하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병원에 일찍 안 온 것도 있었다. 'ER'이라는 단어와 병원비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컸다. 그래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다며 이리저리 진료를 하더니 Mylanta를 주었다.

 

Mylanta도 효과가 없었다. 소변 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물을 마시는데 통증이 심해 물을 마실 수도 없었다. 통증이 너무 심했고 또 온몸이 저려왔다. 의사는 심한 통증으로 호흡을 빨리해서 과호흡이 온 거라고 했다. 의사가 계속 ER 이야기를 하는데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Urgent care는 별 도움은 안되는데 나한테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만 주는 것 같았다. 일단 집에 가서 Mylanta 효과를 기다려보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ER에 가겠다 하고 나왔다.

 

출처: Mylanta

 

Urgent care 진료비만 $201.15. 참고로 이 금액은 Myalnta나 진료하는 데 쓰인 다른 아이템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내 평생 아픈 적도 없고 아파봤자 한국 병원만 가 본 나에게 너무 충격적인 금액이었다. ER에 보내야 한다는 말만 들었는데 $200 이라니...  (10일 정도 후에 나머지 bill이 청구되었다. 금액은 $131.89... 배 한 번 아팠다가 병원가면 미국에선 350불 정도 나간다..)

 

그런데 차 타고 돌아오는 길에 통증이 서서히 사라졌다. 7시간을 통증으로 데굴데굴 굴렀는데 이렇게 갑자기 통증이 사라지다니? Mylanta가 효과가 있었던 걸까?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고 어떻게 통증이 치료된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집에 오니 정말 하나도 안 아팠다. 심지어 너무 배가 고파서 Nilla 과자를 흡입했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다음 날 통증이 있었던 자리에 약간 불편함은 있었으나 다행히 아직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요즘 미국 생활에 대해 생각이 많다. 아프면 아픔보다 병원비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 이게 정상일까? 저번 포스팅에 말했듯이 전 직장동료는 아프지만 본인 보험과 네트워크 된 병원을 찾을 수 없어 치료받을 수 없었다. 다른 친구는 방광염 병원비가 $600 정도로 비싸다는 것을 알고 참고 참다가 결국 병을 더 키웠다. 나는 한 달에 250불이 넘는 비용을 보험으로 낸다. 둘이 합치면 한 달에 2인 가족 보험비만 500불이 넘는다. 이 돈을 내고서도 매년 $3,000 디덕터블을 내야지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아픈 것이 무섭다. 

 

 

반응형

'미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에서 삼겹살 구워먹기  (0) 2023.07.18
갑자기 벌레 천국  (0) 2023.07.14
미국 시댁  (0) 2023.07.04
미국 우박 후기(?)  (0) 2023.06.27
우리가 미국에서 집을 사지 않은 이유  (0) 202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