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만뒀지만 미국에 살며 바리스타로 일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바리스타 일 구하기
나는 주로 Indeed에 올라온 카페 구인광고에 지원하며 일을 구했다. 공식 웹사이트가 있는 스타벅스와 같은 큰 카페들은 자체적인 커리어 페이지가 있으니 공식 웹사이트에서 지원 가능하다. 나는 한국과 영어권 국가에서 바리스타 경험이 있었고 카페 외 커스터머 서비스, 식음료 관련 경력이 꽤 있어서 구직이 힘들지는 않았다.
얼마 정도 벌 수 있을까?
미국은 주마다 최저시급이 다르다. 나는 내가 있는 주의 최저시급보다는 약간 높은 $16을 기본 시급으로 받고 추가로 팁도 받았다. 참고로 팁은 일하는 카페마다 다르겠지만 정말 큰돈은 아니었고 소소한 용돈의 느낌이었다.
메뉴
한국보다 우유 종류, 시럽 종류가 훨씬 많다. 그리고 음료 커스터마이징이 일반화되어 있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 종류뿐만 아니라 스무디, 차, 리프레셔 등 음료 종류가 다양하고 음료뿐만 아니라 스콘, 머핀과 같이 베이커리나 카페에 따라 식사류도 엄청 다양한 경우가 많다. 내가 일한 카페는 식사류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기 때문에 주문을 받는 바리스타로서 식사 메뉴 재료도 모두 알고 있어야 했다.
미국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한국에서보다 더 좋았던 것
이건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고객들과 늘 소통하는 점이 좋았다. 단순히 음료 제조 후 진동벨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져다주기도 하고 손님이 주문할 때, 픽업할 때에도 스몰톡을 하면서 손님 이상의 관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싫었던 것들
1. 보장된 시간을 받지 못했다.
나는 40시간 풀 타이머로 일을 구했는데, 가게가 바쁘지 않아 고용주가 약속했던 만큼 시간을 받지 못했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일했던 모든 동료들이 더 적은 시간을 받았고 그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동료들도 있었다.
2. 불투명한 팁.
카페마다 팁을 나누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가 일했던 카페는 일한 시간만큼 %로 팁을 나누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전체 팁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었고 주는 대로 받아야 했다.
3. 위험한 상황들을 경험했다.
한국 카페에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경험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총을 가진 도둑이 들어와 팁을 훔쳐갔다. 몰 내 시큐리티와 경찰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너무 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불가능(?) 한 것 같았다. 다행히 나는 쉬는 날이었고, 동료들도 다친 사람도 없었다. 잃어버린 팁도 전혀 아깝지 않았지만 총을 가지고 바리스타들을 위협했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바로 앞에서 약에 취한 노숙자가 칼을 휘두르며 사람들을 위협했다. 이 날은 내가 일했던 날이었는데 가게로 들어올까 봐 너무 무서웠다. 몰 시큐리티에 바로 신고해 노숙자는 몰을 떠났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너무 힘들었다.
바리스타 일을 그만둔 이유
나는 여행 자금을 벌기 위해 일했고, 목표 금액이 뚜렷했다. 그렇기 때문에 파트타임이 아닌 풀타임으로 일을 구했는데 약속된 시간을 받지 못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동료들이 불만이었고 당장 차 기름을 못 넣고 장도 보지 못할 정도로 생계가 힘든 동료들도 있었다. 무작정 40시간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니었고, 우리도 가게 사정을 이해하니 세컨드 잡을 구할 수 있도록 고정된 요일, 고정된 시간으로 스케줄을 짜달라고 요청했다.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사장은 그렇게 스케줄을 짤 수 없다며 장사가 잘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만 했다.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에는 내가 일을 잘하니 제발 남아 달라고 사정했다. 나도 커피 만드는 것이 너무 좋고 동료, 손님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아서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생각했다. 하지만 가게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고 스케줄 문제 해결도 되지 않아 한 번 더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사장은 나를 미국법에 대해 모르는 외국인으로 대하며 내가 다른 동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더 이상 이런 관리자 밑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고, 뒤에서 불만만 이야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는 동료들과도 일하고 싶지 않아 그만두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커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 첫 미국 카페 일경험이 좋지 않게 끝나 다시 카페 일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문 이력서 작성 팁 (0) | 2023.05.10 |
---|---|
한국 방문하며 느낀 한국 생활의 장점 (0) | 2023.05.08 |
미국에 산다면 꼭 알아야 할 사이트 모음 (0) | 2023.05.07 |
한국 방문하며 느낀 미국 생활의 장점 (0) | 2023.05.05 |
에어캐나다 덴버 > 밴쿠버 > 인천 후기 (0) | 2023.05.03 |